최종 업데이트 21.12.25 08:55

20년 간 5조원 쌓인 달러보험…"달러 필요하나요?"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2003년 국내에 처음 등장한 달러보험(외화보험)에 부은 보험료가 20년 간 무려 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로 보험료를 내고 나중에 보험금도 달러로 찾을 수 있어 '환테크' 상품으로 주목받은 결과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급격한 환변동으로 인한 위험이 고스란히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가입에 주의해야 한다며 제도개선에 나섰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화보험이 판매를 시작한 이후 지난 9월까지 보험사가 거둔 수입보험료는 모두 5조5698억원에 달한다. 총 계약건수는 33만8836건으로, 보험기간이 30년 이상 장기보험 비중은 92.3%에 육박한다.
메트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ABL생명, DGB생명, 신한라이프, KB생명, 삼성생명 등이 모두 20여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달러보험을 판매하려면 실수요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환율변동에 따른 보험료와 보험금, 해지환급금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야 하는 의무를 안게 됐다.
특히 소비자의 재산상황이나 금융상품 경험 등에 비춰 부적합하게 달러보험을 판매했을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달러보험 "투자 상품성 크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개도개선에 나선 이유는 달러보험이 투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보험은 만기가 긴 만큼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도가 커진다. 보험이 위험으로 부터 보장을 받기 위해 가입하는 것임에도, 달러보험은 소비자가 환율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대신 해외이주나 유학 등 외화를 이용하려는 실수요자라면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 금융당국은 바라봤다.
또 환율변동으로 낸 보험료 보다 돌려받는 보험금이 많아질 수 있다. 기초자산의 변동으로 보험금이 달라지는 변액보험처럼 투자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추후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또 환율 변동으로 달러보험 해지가 늘어가 신규가입이 줄어들면 보험사들은 장기 외화자산을 매각할 수 밖에 없어, 외화유동성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제도개선에 따라 달러보험에 가입하려는 소비자의 선택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보험업계는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달러보험에 가입하려는 목적과 외화투자경험, 보험료 납입 능력 등을 고려해서 달러보험 가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며 "해지수수료가 높고 환율변동 위험으로 해지 시 막대한 금전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