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24 14:08

‘혹 떼려다 덤 얻었다’…카드해지 하려다 캐시백 받는다(종합)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직장인 김진수씨(43)는 최근 안쓰는 신용카드를 해지하기 위해 카드사 고객센터로 전화했다가 ‘꽁돈’을 쥐게 됐다. 통화 연결된 상담원이 적극 권유한 이벤트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평소 잘 쓰지 않는 카드라 해지를 결정했다는 김 씨의 말에 안내된 내용은 사용할 수록 캐시백(현금)을 준다는 조건이 매력적이었다. 전월 카드 실적과 상관없이 월 1만5000원씩 두 달을 쓰면 총 3만원이 캐시백됐다. 2~6개월 무이자할부 서비스도 한 몫했다. 김 씨는 카드 해지를 보류하고 두 달간 최소 사용액으로 캐시백을 챙기기로 했다.
카드사들이 고객이탈을 막기 위해 이벤트를 통한 카드 해지 방어 마케팅을 해 논란이다.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는 해석이지만 선제적으로 금전적 혜택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는 위반된다는 지적이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 상담원들은 소비자들이 카드해지를 원할 경우 즉각적인 해지절차를 안내하는 대신 상담을 통해 이벤트를 적극 권유하고 있다. 카드 활용도가 떨어져 해지하려는 고객에게는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캐시백, 무이자할부 이벤트 등을 따로 안내하는 형식이다. 높은 연회비를 부담스러워하는 고객에게는 저렴한 연회비를 가진 상품으로 교체 발급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카드업계가 해지방어 마케팅에 적극적인 것은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해 기존 고객 이탈에 따른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카드 발급시 들어간 모집비용 등을 감안하면 신규 고객 한 명을 유치하는 것 만큼 기존 고객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해졌다.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휴면카드에 대한 자동해지 제도가 2019년 폐지되면서 고객이 카드 해지를 원할 경우 상담원 연결 등을 통해 직접 해지절차를 밟아야 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탈하려는 소비자들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얻게된 셈이다.
올해 신규로 발급된 카드는 총 232종(신용 199종·체크 33종)으로 최근 5년 이래 가장 많은 신상품이 출시됐다. 새 카드가 계속 나오면서 집에서 잠자고 있는 카드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총 휴면카드 수는 1198만4000장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8.1% 증가했다.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진 시대가 되면서 카드 발급이 쉬워졌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발급 경쟁으로 카드를 여러장 발급받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휴면카드 수도 증가한 것이다. 휴면카드가 많아지면 해지카드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소법 때문에 카드사가 선제적으로 소비자에게 카드를 권유하고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소비자가 권유를 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할 경우 상품의 추천 및 설명 등의 권유를 진행할 수 있다"며 "카드업계도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하고 수익성도 악화하다 보니 휴면 및 해지 고객을 관리하는 맞춤형 마케팅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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