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23 11:13

[카드 수수료 개편]무이자 할부·할인 혜택 확 줄 듯…소비자 불똥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카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니 단말기 포스(POS)를 임대하고 관리해주는 밴 사업자들이 그동안 자영업자에게 제공해오던 무상 서비스들이 사라졌다. 영수증을 출력할 때 쓰는 감열지도 유상으로 바뀌었고 무상대여 포스도 월 임대료를 내거나 일시불로 구입하는 쪽으로 전환됐다.”(자영업자 배훈천씨의 올해 6월 만민토론회 연설 내용 中)
“다음달 신용카드 연회비를 내야해서 혜택을 확인해보니 소소하게 쓰던 무료 음료 혜택과 해외 호텔·박물관 이용 혜택이 조용히 없어졌다. 카드사 부가서비스 혜택은 갈수록 개선이 아니고 개악이다.”(우리카드 구 로얄블루 소지자)
여당과 정부가 23일 카드 가맹점수수료를 또 다시 내리면서 소비자 혜택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가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얻기 더 어려워지면서 내년부터 출시되는 카드에 담을 혜택을 줄일 수 밖에 없어서다. 또 부가서비스가 많이 탑재된 신용카드는 연회비가 더 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카드사 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란 얘기다. 특히 무이자할부 혜택이 대폭 줄어들 경우 소비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카드사들은 이용자 확대를 위해 매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무이자 할부가 대표적이며 할인, 각종 포인트 적립 등 부가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를 최대로 늘리는 데 주력한다. 하지만 카드 가맹점수수료율이 인하되면 카드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가장 먼저 추가적인 비용절감을 시도할 수 밖에 없다. 마케팅 활동을 축소하고 이는 소비자 혜택 감소로 연결된다는 얘기다.
실제 카드사들은 과거 카드 수수료 인하 때마다 할인율, 적립률이 높은 카드를 단종하는 식으로 대응해왔다. 그 결과 이달 15일 기준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의 단종된 카드는 총 192종(신용 143종·체크 49종)에 달한다. 2018년 카드 수수료가 대폭 인하된 이후 단종되는 카드 수는 두 배 이상 늘어 연간 200종에 이르고 있다.
단종된 숫자 만큼 새로운 카드들이 재탄생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부가서비스 혜택은 예전같지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혜자카드(혜택이 많은 카드)’는 사라지고 서비스는 점점 개악되고 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분석을 통해 향후 5년 간 흑자를 낼 수 있는 상품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있는 터라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는 소비자들의 카드 혜택 감소로 이어질 전망이다. A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는 연회비와 함께 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기본적인 재원"이라며 "이미 적자인 가맹점수수료가 또 낮아지면 신규 상품 혜택을 필두로 고객 혜택 축소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 카드업계 기준금리 인상과 카드론 규제 등으로 수익 전망이 매우 안좋은 상황에서 비용 축소 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수료율 인하까지 결정되면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 수수료율이 계속 낮아질 경우 카드사들은 수익 보존을 위해 다양한 혜택을 더 축소시킬 수 밖에 없다"며 "이미 정부가 법인카드 혜택 축소를 강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율까지 낮추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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