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22 11:00

[2021 금융권 결산]코로나에도 역대급 실적…은행권, 배당잔치 예고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은 여전하지만 은행권은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따뜻한 한 해를 보냈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기준금리 인상까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은행권으로 이익이 돌아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내년에도 강한 가계부채 제어 정책을 예고하고 있어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4대은행 ‘2조 클럽’ 눈앞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상위 4곳은 올 한해 순이익 2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이 각각 2조2003억원과 2조1301억원으로 이미 순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 중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2조 클럽’ 입성을 목전에 뒀다. 우리은행은 3분기 누적순이익 1조9867억원으로 전년동기 1조1586억원보다 무려 71.4%가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5대 은행 중 가장 큰 성장세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7.6%가 늘어난 1조9470억원으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은 3분기 기준 1조237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순이익이 급증한 요인으로는 ▲코로나19 확산 ▲부동산 가격 급등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인한 가계대출 급증을 원인이 꼽힌다.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 이자이익 증가가 큰 폭으로 뛰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3분기까지 5대은행의 이자이익은 3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조9000억원 늘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는 3분기 기준 1.80%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행이 올해 2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내년에도 인상이 예정돼 있다. 업계가내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준금리 1.00%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며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들의 실적에 힘입어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는 ‘배당 잔치’를 벌일 전망이다. 업계에 추산에 따르면 배당액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9000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령’ 규제도 풀린 데다, 실적도 큰 폭으로 늘어나며 배당 여력도 크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조이는 당국…돈 빌리기 어렵다올해 가계대출이 끝없는 증가세를 보이자 금융당국은 지난 4월29일 ‘가계대출 관리방안’을 발표하면서 칼을 빼 들었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5~6% 내외’의 목표치를 제시 받았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관리방안에 따라 대출중단과 한도 축소 등의 조치에 나섰고 이는 곧바로 대출 절벽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월 출범한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의 경우 영업 9일만에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이같은 조치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계속되자 금융당국은 10월26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내년 7월 예정됐던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오는 1월로 앞당겨 조기 적용시키겠다게 골자다.
DSR은 차주의 모든 금융사 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이 비율에 따라 대출의 한도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는 총대출액이 2억원를 초과하는 차주는 신규대출을 받을 경우 DSR 40%가 적용되며, 7월부터는 1억원만 넘어도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달부터 대출 받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이미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경우 추가 대출을 받으려면 대부분 DSR 40%를 넘길 수 밖에 없다"며 "7월부터는 대출을 이미 안고 있는 차주 대부분이 신규대출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것도 차주들에게는 부담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1.55%로 공시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규 코픽스는 올 5월 이후 6개월 연속 오르는 중이다. 5대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3.73~5.06%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5%를 넘긴 상황으로 내년에는 6%를 넘길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내년 상반기 중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6%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며 "대출 금리 급등으로 영업점 창구에선 고정금리 상품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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