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16 10:40

'돈 되는 쇠똥', 신·재생에너지로 돌린다…"세계 최초"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이 세계 최초로 우분(소·젖소의 똥) 고체연료로 제철소에서 쇠를 만들어내는 체계를 구축했다. '돈 되는 쇠똥'으로 쇠를 찍어내기로 한 것이다. 연 1억2000만여톤(t)을 수입하는 유연탄의 1%만 우분 고체연료로 대체해도 약 15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현대제철과 '우분 고체연료의 생산 및 이용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축산 농가의 골칫거리인 가축분뇨를 고체 연료로 만들어 제철소에서 친환경 연료로 쓸 수 있도록 유도해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협약 후 ▲고체연료화 제도·재정 지원(농식품부) ▲고체연료 생산·공급기반 구축(농협) ▲우분 고체연료 제철소 이용·확대 추진(현대제철) ▲기술개발 지원(농촌진흥청) 등이 진행될 전망이다. 축산 현장의 골칫거리인 '가축분뇨'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생산 기반, 유통 체계 구축은 물론 대규모 수요처인 제철소에서 안정적으로 이를 쓸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협약으로 경제적 가치 제고는 물론 온실가스 절감까지 가능해졌다고 농식품부는 알렸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연 5194만t의 가축분뇨가 발생했다. 지금도 가축분뇨의 90% 이상이 퇴비나 액비 등 비료로 만들어져 토양에 뿌려지고 있다. 갈수록 농경지가 감소하는 데다 퇴비 부숙도 기준 등 규제까지 강해져서 처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축분뇨를 연료로 활용하면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농식품부는 전망했다. 우분은 1년에 2200만t가량 발생하는데, 이 중 약 96.5%(2100만t)이 퇴비로 만들어져 농경지에 뿌려진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기준 약 272만8000CO2t의 온실가스가 배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우분 발생량의 10%(220만t)만 고체연료로 써도 약 30만CO2t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1t의 우분 고체연료는 유연탄 0.5t 상당의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평균 수입 유연탄 가격은 t당 12만원대다. 우분 고체연료는 t당 약 6만원의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연 1억2652만t에 달하는 연간 유연탄 수입량의 1%만 우분 고체연료로 대체해도 약 15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한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퇴비 이외엔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웠던 '고체분'이 '고체연료'란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이용되면서 농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탄소중립이 맺어준 농업과 철강업 간 긴밀한 상생협력을 시작으로 온실가스 감축 활동을 지속 추진해 '친환경 동반성장'을 이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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