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삼성화재가 차기 대표에 홍원학 삼성화재 부사장을 내정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뉴(New)삼성’ 기조에 따른 변화가 금융계열사로 이어졌다.
10일 오전 삼성화재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홍 부사장을 최종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홍 부사장은 내년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대표에 선임될 예정이다.
1964년생인 홍 부사장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인사팀장과 특화영업본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역임했고, 작년말 삼성생명에서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을 지냈다.
홍 부사장은 삼성화재가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먹거리 준비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원수보험료와 당기순이익이 14조7291억원, 1조2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1%, 62.5% 증가하는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험영업효율을 판단하는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은 일반보험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로 전년 동기보다 2.7%포인트 감소한 101.5%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교통량 감소 등으로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의 보험 시장 진출과 함께 디지털 전환이라는 과제를 맞닥뜨렸다. 새 경쟁 상대로 대형 플랫폼을 등에 엎은 디지털 손해보험사가 등장을 예고하고 있어 그동안 유지해온 업계 1위의 시장 점유율을 수성해야 한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기업설명회에서 "기존 보험사들과 새롭게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디지털 전문사, 그리고 방대한 고객 기반과 기술력을 가진 빅·핀테크 업체들간의 3자 경쟁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중에서도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 등이 경쟁자가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삼성화재는 새로운 다이렉트 브랜드 ‘착’을 선보이면서 디지털 부문 역략 강화에 나섰고, 자동차보험 내 고객의 운전습관 데이터 활용과 건강관리(헬스케어) 분야에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던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당초 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됐으나, 그룹 내 세대교체 기조가 커짐에 따라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겠다는 용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3월에 취임한 삼성생명 전영묵 대표는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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