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8.20 13:07

'340.3대 1'… 로또판 돼버린 분양시장

서울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투시도 (제공=SK건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정부의 분양가 통제가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천정부지로 끌어올리고 있다. 아직 분양가상한제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도 않았지만 평균 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청약 시장이 과열로 치닫는 모습이다. 업계는 상한제 물량 공급이 본격화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보장되는 '로또 당첨'을 노린 청약이 더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 아이파크포레' 1순위 해당지역 청약 결과 110가구 공급에 3만7430명이 몰리며 34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07대 1로 이전까지 서울지역 최고 경쟁률이었던 2016년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뷰'를 넘어선 서울지역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올 들어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강남구 대치동 '대치 푸르지오 써밋'의 168대 1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경쟁률이다. 특히 이 아파트 전용 102㎡의 경우 단 4가구 공급에 7907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1977대 1까지 치솟았다.
업계는 이 같은 청약 열기의 가장 큰 이유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심사를 통한 인위적 가격 통제를 꼽고 있다. DMC SK뷰 아이파크포레 84㎡의 분양가는 6억5780만~6억8430만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6월 입주를 시작한 인근 'DMC 롯데캐슬 더퍼스트' 같은 면적이 최근 11억989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반값 분양인 셈이다.
지난달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당분간 서울 시내 신규 분양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청약 과열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 시내에서 입주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일정을 진행 중인 단지는 한 곳 뿐이다. 강동구 천호동 '힐데스하임 천호'로 188가구짜리 나홀로 아파트다. 업계에 따르면 최소한 2~3주 간 서울시내 청약 일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은 주요 재개발·재건축단지 내 갈등도 촉발하고 있다. 실제로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 3차·경남 재건축)와 강동구 둔촌동 주공은 7월 말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신청했지만 분양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HUG 승인 분양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가격을 두고 고민 중이다. 둔촌주공은 낮게 책정된 분양 승인 가격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으로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며 사업 일정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소수의 당첨자가 수억 원의 시세차익을 누리며 로또 논란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분양가상한제 관련 규제는 최대 5년의 의무거주와 10년의 전매제한만 있을 뿐 시세차익 환수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논의조차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로또' 논란에 대해 최근 "적정한 분양가가 형성돼서 무주택 실수요자가 적정한 가격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라며 낮은 분양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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