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8.18 11:04

'갭투자 가능' 빌라로 몰린 매수세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서울 아파트값과 전셋값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ㆍ연립주택(이하 빌라)에 투자심리가 옮겨붙고 있다. 아파트 중심으로 규제가 이뤄지다보니 이에 따른 반사효과로 빌라 거래량이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 지난달 서울지역 빌라 거래량은 7008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08년 4월 7686건 이후 12년만의 최고치다. 올해 서울 빌라 거래량은 1월 3840건, 2월 4800건, 3월 3609건, 4월 4061건, 5월 4665건으로 5000건을 밑돌았으나 6월 6328건으로 급증한 뒤 지난달 7000건을 돌파했다. 지난달 계약분은 30일의 신고기한에 의해 이달 말까지 집계되는 만큼 7월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구별로는 은평구 814건(11.6%)와 강서구 798건(11.4%)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집중됐다. 선호 학군지역인 목동이 있는 양천구(500건)와 주요 재개발지역인 강북구(434건)도 거래량이 많았다. 강남3구(서초ㆍ강남ㆍ송파구) 중에서는 송파구(377건), 서초구(284건), 강남구(142건) 순이었다.
실거래 현황을 보면 가격 상승세가 아파트 수준을 넘어선 곳도 많았다. 1979년 지어진 은평구 불광동 '대원연립'은 지난달에만 15억원이 넘는 거래가 8건 이뤄졌다. 2018년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2년4개월간 실거래 기록이 전혀 없다가 갑자기 몰렸다. 77.19㎡(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9일 15억원에 매매됐는데 하루만에 16억원에 또 다른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불광동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원연립은 연신내역 상업지구에 위치한 고가의 빌라"라며 "매물이 거의 안나오기로 유명한 곳인데 올해 하반기 들어 갑자기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 매수자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강북구에서는 미아동 광성빌라 37.02㎡가 지난달 8일 2억1000만원에 거래됐다가 같은달 21일엔 2억8500만원에 매매되기도 했다. 미아동 B공인 관계자는 "최근 재개발지역 중심으로 투자 문의가 많은 편"이라며 "1억~2억원 정도로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젊은층의 관심도 높다"고 설명했다.
빌라 거래와 가격이 상승세인 것은 정부의 잇따른 주택시장 규제가 아파트에 편중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6ㆍ17대책에서 정부가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으나 빌라는 적용 대상이 아니다. 여전히 전세 대출을 받아 '갭투자'가 가능하다. 또 7ㆍ10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했으나 빌라와 원룸, 오피스텔 등은 양도세 감면 등의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투자 수요가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중 유동성과 아파트 보유세가 급격히 올라간 등의 영향 등으로 빌라 시세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빌라는 서민과 주거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만큼 정부가 더욱 심혈을 기울여 풍선효과를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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