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매머드급 재건축 단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의 재건축이 미궁 속에 빠져들고 있다.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재건축 예정인 이 단지는 일반분양만 4786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단지이지만 29일부터 시작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둘러싸고 조합 내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30일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은 강동구청 앞에서 '분양가상한제 택지비 감정평가 신속진행'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조합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신속하고 공정한 행정을 요구한다"며 "분양가상한제 택지비 감정평가를 신속하게 진행해달라"고 구청에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 임원을 포함한 조합원 70여명이 참석했다.
현재 둔촌주공 조합은 지난 2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3.3㎡당 평균 2978만원의 분양가로 분양보증서를 발급받고 27일 강동구청에 입주자모집공고를 신청한 상태다. 강동구청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둔촌주공은 29일부터 시행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피할 수 있다.

30일 서울 강동구청 앞에서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집행부와 조합원들이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
하지만 조합 집행부와 비상대책위원회 간 분양가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만큼 해당 분양가로 분양이 이뤄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비대위 측은 HUG와 현 조합 집행부가 협상한 분양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차라리 분양가상한제 하에서 분양을 하는 게 더 조합원들의 이익이 크다는 입장이다.
현재 조합 집행부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3.3㎡당 높아야 2637만원에 일반분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대위 측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더라도 3.3㎡당 3600만원까지도 분양가 책정이 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비대위 측은 다음달 8일 집행부 전원 해임을 위한 총회를 예고한 상태다. 또 이미 입주자모집공고승인권자인 이정훈 강동구청장이 해임총회 이전까지는 모든 행정 절차를 일체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조합의 구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합 집행부는 오는 9월5일 총회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HUG 분양가와 분양가상한제 분양가를 상호 비교해 분양가상한제 분양가가 더 높으면 집행부 전원이 사퇴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통한 분양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교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강동구청의 택지비 감정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조합은 다음달 중순까지 감정평가를 마치고 분양가상한제 분양가를 산정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구청장이 다음달 해임 총회 결과가 나오기 이전까지 관련 행정처리를 중단하겠다고 밝히면서 둔촌주공의 분양 일정은 더욱 미지수로 빠져들고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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