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작년 경제충격에 따른 기저효과도 함께 작용하면서 전세계적으로 2분기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4~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3%를 훌쩍 넘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한국의 경우에도 이미 전년동월대비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전문가들은 높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적절한 물가 상승은 오히려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신과 美경기부양책이 만든 강력한 리플레이션(Reflation) 미국의 4~5월 CPI는 3%를 넘어 최대 4%까지도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금융센터는 '美 4·5월 인플레이션 스파이크(Inflation Spike)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과잉저축,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조기종식에 따른 폭발적 수요, 공급측면 물가상승 등을 가정하면 CPI 상승률이 일시적으로 4%를 웃도는 인플레이션 스파이크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을 분해하면 작년 저물가 기조에 따른 기저효과와 실제효과(모멘텀)로 구성되는데, 4~5월에는 기저효과 뿐만 아니라 경기가 회복되며 나타나는 실제효과도 상당하다는 것이 국금센터의 분석이다. 분석에 따르면 올해 2월 대비 5월까지 CPI 상승폭 중 기저효과가 1.12%포인트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DB금융투자는 "4~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헤드라인 CPI를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를 훌쩍 넘는 수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우·문홍철 애널리스트는 "작년 4월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봉쇄 조치가 실시됐던 달로 기저효과가 크다"며 "순조로운 백신 보급과 블루웨이브(민주당의 상·하원 장악)에 따른 부양 조치도 미국 성장과 인플레를 끌어올릴 주 동력"이라고 짚었다. 기저효과가 상당히 크게 작용하는 데다 경기부양 조치가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이다. 물가상승률은 3분기 이후 점차 낮아지겠으나 2021년 연간으로도 지난 10년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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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물가도 1년2개월만 최대폭 상승했지만…전문가들 "인플레는 아냐" 한 목소리 한국에서도 물가 상승세는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달 대비 1.5% 올랐다. 지난해 1월(1.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2월(1.1%)에 이어 두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 깊은 농축수산물이 13.7%나 올랐다.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파는 무려 305.8% 급등했다. 1994년 4월(821.4%) 이래 최고 상승률이다. 사과(55.3%)와 고춧가루(34.4%), 쌀(13.1%) 등도 오름 폭이 컸다. 축산물 역시 달걀(39.6%), 국산쇠고기(11.5%), 돼지고기(7.1%) 등이 뛰면서 10.2% 올랐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물가상승세는 일시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에만 해도 0%대 저물가로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인플레를 우려하기보다는, 오히려 물가 상승을 경기가 살아나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한국판뉴딜 및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금년 전체 소비자물가의 경우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23일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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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發 지나친 물가상승으로 통화긴축 가능성은 우려 한국의 물가상승률 자체는 높지 않지만,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크게 뛸 경우 통화긴축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지난달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올해 물가가 상승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을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Fed가 정책결정 기초자료로 사용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은 지난 1월 기준 1.5%, 2월 1.4%였다. Fed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올해 인플레이션 중간값이 2.2%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시 급등할 수 있는 최대값은 2.5%로 봤다. 파월 의장은 "지난 25년간은 물가 상승세 둔화(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셌다"며 "일시적인 물가 급등이 이런 흐름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당분간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긴축 전환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 파월 의장 발언의 요지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Fed에 의구심을 던지는 상황이다. 예상보다 미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르고 바이든 정부가 돈을 계속해서 풀면 성장률이 급등할 수 있어서다. 경기가 정상화하면 물가가 2%를 넘어 3%대에 달하고, 이렇게 되면 Fed역시 기존 예상과 달리 돈 풀기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미국의 국채 금리가 오름세를 유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초부터 뛰기 시작해 1.7%대를 기록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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