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신접종에 각국 돈풀기 지속 美 경기부양책, 세계경제 상승세 견인
한국도 세계경기회복에 수출 호조 추경 효과도 반영
경기 과열과 인플레 부메랑은 변수 파월 "Fed 지원 점진적 철회"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세종=손선희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두 달 만에 3.6%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내놨던 전망(3.1%) 이후 두 달 만에 0.5%포인트 끌어올린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수출 증가가 경제성장률 전망을 견인한 만큼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IMF는 25일(현지시간) 발표한 한국 연례협의 결과 보고서에서 "코로나19 관련 요소의 점진적 정상화와 외부 수요 증대를 통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6%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면서 세계 주요국의 경기회복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IMF는 당초 성장률 전망치를 3.4%로 올렸지만 한국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발표로 확장재정을 예고하면서 0.2%포인트를 추가로 올렸다.
IMF가 성장률을 상향조정하면서 다른 경제분석기관들의 평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초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높인 바 있다. 한국은행도 성장률 전망치 상향을 예고한 상태다. 오는 5월 경제전망에서 상향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IMF 발표와 관련해 "세계경제 업턴 기회를 적극 활용해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가장 먼저 탈출하는 선도그룹에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IMF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포인트 올린 3.6%로 전망하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IMF는 매년 4월 WEO 보고서를 내놓는데 세계 경제성장률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 1월에 내놓은 전망치는 5.5%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6일 "미국, 캐나다 등 백신 보급이 상대적으로 빨랐던 북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세계 성장률도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은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더불어 올해도 이어지는 ‘막대한 돈 풀기’가 배경이다. 연말께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데다, 각국은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을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美 2100조 경기 부양책에 한국도 추경 효과지난 1월 IMF가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할 때에만 해도 1조9000억달러(약 2150조원) 규모의 미국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기 전이었다. 당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부양책을 발표하긴 했지만, 공화당 초당파 반대에 부딪혀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상황이었다. 격론 끝에 이달 초 미국의 경기 부양책은 통과했고, 이를 반영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6.5%로 대폭 올려 잡았다. 미국의 성장률이 6%대로 뛰면 글로벌 경제도 덩달아 회복될 수밖에 없다.
수출산업이 중심인 우리 경제는 특히 글로벌 경기에 좌우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수출 비중은 14.5%로, 중국(25.9%)에 이어 2위다. 미 경기가 크게 회복되면 대미 수출 규모가 늘며 성장률도 오르는 이유다.
이미 한국 수출도 호조세다. 2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5% 늘어 지난해 12월(12.4%), 올해 1월(11.4%)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 침체로 인한 기저효과 덕까지 볼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과열·인플레이션 ‘긴축 부메랑’ 가능성은 부담성장률 상향 조정은 일단 긍정적이다. 다만 경제가 예상보다 지나치게 빨리 확장될수록 물가도 오르고, 긴축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빚을 천문학적으로 늘렸고, 내수나 대면서비스산업, 고용 회복은 더디다는 점이 문제다. IMF는 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2%로 제시했고, 한은은 올해 물가가 전년 대비 1.3% 이상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장 초반에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미국 공영라디오(NPR)과 한 인터뷰에서 "경제가 ‘거의 완전히(all but fully)’ 회복할 때 Fed의 지원 조치를 점진적으로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그 시점은 아니다"라고 덧붙이긴 했지만 철회 가능성을 언급한 것만으로도 증시는 출렁였다. 미국의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70만건을 밑돌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도 긴축 우려를 키운 요인이다.
한편 IMF 이사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한국이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하고, 통화정책도 지속적으로 완화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고,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잠재성장률을 촉진시킬 수 있는 보완적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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