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주요 현안에 대한 이주열 총재 문답'물가상승률도 전망치(1.3%) 상회 예상"인플레 지속 확대 가능성은 크지 않아""Fed 통화정책, 시장 변동성 예의주시"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치인 3.0%를 넘어서고, 물가상승률도 1.3%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백신 보급과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으로 경제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를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다만 아직까지 이를 반영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길 때는 아니라고 밝혔다.
24일 이 총재는 출입기자들과 서면으로 진행한 '주요 현안에 대한 문답'에서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국회에서 논의중인 추경이 집행될 경우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치 3.0% 웃돌 것…기준금리 인상은 아직백신 보급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미국에서 대규모 추가 재정부양책이 확정되고 주요국에서 확장적 거시정책이 이어지는 점 등 국내외 여건변화도 성장률을 상향 조정하게 된 배경이다. 한은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올해 한국의 3%대 성장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성장률을 3.2%로 전망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성장률을 3.1%로 제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한국의 성장률을 3.3%로 0.5%포인트 높였다.
이 총재는 다만 "경기 회복세의 정도는 코로나19 전개양상과 백신보급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반도체경기, 미·중 무역갈등도 주요한 변수로 꼽았다.
이처럼 성장률은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물경제 활동은 여전히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봤다. 가계부채가 누적되고 자산가격이 오르는 등 초저금리 부작용이 나타나는 가운데, 성장속도가 예상보다는 빨라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바꾸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통화정책 기조의 전환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도 전망치(1.3%) 상회 예상…"인플레 지속되진 않을 것"이 총재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봤다. 하지만 역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은 아닌 것으로 본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분기 중에는 지난해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지며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에도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며 연간 전체로는 물가가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도 1%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전망에 기초해 보면 지금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확대를 우려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도 "인플레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으나,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앞서 지난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밝힌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미국이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6.5%로 큰 폭 상향 조정하면서도, 고용과 물가가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과 비슷하다. 실물경제가 상당한 회복세를 보이기 전까진 완화적 통화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는 데 동감한 것이다.
조기 금리인상 여전한 의구심…이주열 "Fed 통화정책, 시장 변동성 예의주시"하지만 시장에서는 중앙은행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높이면서도 통화정책은 완화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힌 데 대한 의구심이 있다. 현재는 돈 풀기를 지속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지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 총재는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자산매입 축소나 금리인상 시기가 Fed가 시사하는 것보다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앞으로 발표되는 여러 경제지표의 향방에 따라 Fed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수시로 조정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므로 통화당국으로서는 경각심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총재는 실물부문의 코로나19 충격이 여전한 만큼, 시중은행에 중소기업 대출을 유도하도록 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 지원은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작년 3월 이후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부문에 한시적으로 총 16조원을 지원했다"며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상당히 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제고하고 이자부담을 경감하는 데 기여했으며, 금리정책의 효과를 보완해 코로나19의 충격이 금융시장 및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일부 완화했다는 평가다. 따라서 "코로나19 확산세 지속으로 취약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들이 일시적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당분간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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