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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간부 7명→9명으로 늘리는 한은법 개정안 첫 발의
해외처럼 권한과 조직 확대…CBDC 등 역할범위 넓어진 탓통화정책으로 고용문제 풀 수 있을진 의문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세종=장세희 기자] 한국은행 총재·부총재·부총재보 등 집행간부를 총 7명에서 9명으로 늘리는 한은법 개정안이 곧 나온다. 국회에서 한은의 책무에 '고용안정'을 추가하는 방안을 밀어붙이는데, 규모와 권한도 함께 키우자는 취지다. 집행간부 증원을 담은 한은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한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르면 김 의원은 한은법 제32조를 개정해 부총재보를 5명에서 7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한은 부총재보 수는 1962년 이후 59년간 변화가 없다. 코로나19 위기와 급변하는 IT·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고위직 전문가를 확충하고 담당분야를 세분화해 정책수행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구상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한은 집행간부는 총재·부총재를 포함해 총 9명이 된다. 새로운 부총재보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빅테크 관리, 고용안정, 법률 등을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에는 한은법 1조 목적조항에 물가안정과 더불어 금융안정, 고용안정도 명시하는 내용도 담겼다. 한은의 통화신용정책이 정부의 경제정책뿐 아니라 고용정책과도 조화(제4조)를 이루도록 했다. 한은이 자료제출요구를 할 경우 거부할 수 없고, 요구 대상도 전 금융기관으로 확대하는 규정(제87조)도 포함됐다.
국회 '한은 역할 키우기' 총력여당이 한은 집행간부를 늘리는 내용의 한은법을 발의한 것은 '고용안정' 목표를 한은법 1조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제1조를 바꾸는 한은법 개정안은 현재까지 4건이다. 김 의원을 비롯해 김경협·박광온 의원(민주당), 기재위 야당간사인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조금씩 다르지만 국회 분위기는 여야를 막론하고 한은법 1조에 '고용안정'을 추가하자는 쪽으로 쏠려 있다. 이미 발의된 개정안에 참여한 의원도 34명에 달한다. 김 의원은 "대내외 경제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고용안정을 목적조항에 추가해 한은의 정책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한은의 역할 및 조직 강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국회의 '한국은행 키우기'를 꼭 '당근과 채찍' 차원으로 볼 수는 없다. 코로나19 이후 세계 중앙은행들의 역할이 확대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뿐 아니라 불어난 국채를 매입하고, 부실한 회사채·기업어음(CP)까지 사들이며 '최종대부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만큼 중앙은행에 고용 등 실물경제 책임까지 부담시켜야 한다는 논리가 급부상했다. 저(低)물가 장기화에 물가목표치(2%)가 통화정책의 주요 근거가 되기 어렵다는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보다는 고용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 또한 한은의 역할 확대에 힘을 실었다. 중앙은행법에 ‘고용’이 명시된 국가는 미국과 호주·뉴질랜드·캐나다·아르헨티나·노르웨이 등이다.

권한·조직도 확대… 통화정책으로 고용 해결할 수 있을진 의문한은 내부에선 여야 움직임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여야가 모두 개정안을 발의할 정도로 고용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의원안에 명시된 '자료제출요구권 강화' 또한 한은 내에선 숙원사업으로 불린다. 현재는 한은이 자료제출요구를 거부해도 페널티가 없다. 요구권이 강해지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 현황 파악 등 각종 시장통계를 파악하기 쉬워진다. 금융투자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 불안정성도 신속히 파악해 통화신용정책을 펼칠 수 있다.
다만 한은의 통화정책이 고용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선 한 금통위원이 실업률과 기준금리 간 연관성이 낮은 이유를 물었는데, 관련 부서는 "실직 시 바로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될 가능성이 큰 자영업자 비중이 높고, 일시휴직자가 취업자로 분류되는 등 실업률이 고용사정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기준금리를 더 낮춰도 실업률이 떨어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셈이다.
통화정책 목표가 여러가지일 경우 상충관계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금리를 정상화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데도 고용은 여전히 바닥이라 금리를 제때 올리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목적조항에 나란히 명시됐다고 해서 모든 목적을 반드시 동시에 수행하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2월 국회에서 의견을 내고 연구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세종=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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