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27 13:05최종 업데이트 26.04.2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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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상훈 교수 “진단검사, 한국 의료의 핵심 엔진 역할하지만 보상은 뒷전”

진단검사 수가가 단순히 ‘검사 행위’만 반영…"신기술·자동화·판독 가치 반영해야”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상훈 총무이사(서울의대).


[메디게이트뉴스 강민지 인턴기자·가톨릭관동의대 본4] 진단검사가 한국 의료의 효율성을 떠받치는 핵심 축임에도 현재 수가 체계는 그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송상훈 총무이사는 지난 24일 진검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진단검사 수가 체계가 더 이상 기존 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특히 미래 의료가 치료 중심에서 예방·예측·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비대면 재택의료와 정밀의료, 데이터 기반 통합의료가 확대될 것이라면 진단검사 수가 역시 그 변화에 맞춰 재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보험자·행위별 수가의 장점도 있지만 한계 분명”

현재 우리나라는 단일 보험자 기반의 단일 수가 체계로 운영되며,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해 검사 수가가 결정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일부 포괄수가제와 일당정액제가 병행되고 있지만, 검사는 여전히 행위별 수가 중심에 놓여 있다.

송상훈 이사는 이 같은 현행 수가 결정 구조가 '높은 의료 접근성과 행정 효율성, 강한 재정 통제력' 등에서 장점이 있다고 봤다. 다만 행위 중심 체계가 지속되면서 의료 행위의 가치 왜곡, 공급자 불만 누적, 필수의료 붕괴 위험, 검사·처치 중심의 수익 구조 고착 같은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 이사는 “현행 수가 구조가 가격은 낮지만 접근성이 높은 매우 효율적인 모델이라는 점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진단검사 영역은 그 효율성 안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진단검사는 한국 의료의 핵심 엔진 역할이다. 야간에도 수탁기관과 검사실이 돌아가며 결과를 내주는 덕분에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입원 감소와 항생제 최적화, 응급실 효율성 향상, 의료비 절감 효과까지 만들어내는 점이 수가에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단검사의 수가가 단순히 ‘검사 행위’만 반영하는 구조라는 점을 가장 큰 한계로 꼽았다. 

송 이사는 "검사 전 단계의 검체 채취, 운송, 분류, 전처리, 라벨링부터 검사 단계의 분석, 장비, 시약, 검사 후 단계의 판독, 보고, 검체 보관까지 모두가 수가에 반영돼야 하지만 실제 원가테이블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화 장비와 전산 인프라의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고 했다. 그는 "트랙 기반 자동화, 냉장 보관 시스템, 검사실 전용 소프트웨어, 전산시스템(LIS), 정도관리(QC) 프로그램, 인증 심사 대응 등은 모두 검사 운영에 필수적인데도 원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영상의학과에는 필름에서 전산으로 넘어갈 때 수가가 생겼는데, 검사는 전산 없이 돌아가는 검사가 거의 없다”며 “그런데도 전산과 자동화에 대한 보상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시약 영향 너무 크고, 기관별 변동성도 반영 안 돼…전문의 가치 저평가된 구조”

진단검사 수가의 시약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애로 사항으로 꼽힌다. 또한 신기술·신제품이 등장해도 기존 코드가 이미 존재하면 새 기술의 가치를 입증해 수가를 받기 어려운 문제도 있다. 

송상훈 이사는 “일부 제한된 검사를 제외하면 시약 없이는 검사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인데, 시약의 영향이 너무 크다”며 "여기에 병원과 수탁기관마다 장비와 시약 가격, 운용 방식이 제각각인데도 이를 원가 테이블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설득하는 과정이 너무 어렵다”며 “결국 신기술 도입이 수가 체계에서 뒤로 밀리게 된다. 이 때문에 국내 진단검사 산업과 의료현장의 혁신 속도도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단검사 영역의 또 다른 문제 중 하나로 '전문의 가치의 저평가'를 꼽았다. 현재 검사 수가는 전문의 가산이 일부 존재하고, 진검 영역에는 질가산도 도입돼 있지만, 전체 구조는 여전히 검사 수익을 만들어 내는 기능 자체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검사 수익이 병원에서 1등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전문의에게 돌아오는 보상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진단검사는 돈 버는 과라는 통념에 너무 고착돼 있다”며, "검사 전문의가 단순히 수익 창출자가 아니라 의료 의사결정의 핵심을 떠받치는 전문인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오프 검사·판독료 등 새 수가 발굴 필요

개선 방향도 제시됐다. 그는 먼저 해석·판독 가능한 검사와 패널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검사 가치에 대한 근거를 학회가 직접 찾아야 하고, AI와 리얼월드 데이터도 근거 확보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학회는 별도의 판독료 신설, 온오프 검사 확대와 보상 강화, 세부 영역별 전문성에 따른 새로운 수가 발굴도 필요하다고 봤다. 

송 이사는 "예를 들어 수혈 미생물, 현장검사 코디네이션, 지역 단위 검사 관리 같은 영역은 기존 수가 체계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호주처럼 지역 검사 네트워크를 묶어 현장검사 관리 역할에 대한 보상을 주는 모델도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속혈당측정기(CGM)과 일회성 혈당검사(BGM)의 수가 구조를 보면 같은 검사라도 행위수가는 급여, 재료수가는 비급여로 분리돼 신기술에 더 높은 보상을 주는 경우가 있다"며 "반면 진단검사 영역은 검사 자체의 행위와 재료, 장비, 전산, 자동화, 판독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데도 이를 분리해서 충분히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강민지 기자 (shlemj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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