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4.20 07:26최종 업데이트 15.05.01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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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언제까지 우격다짐으로 할건가!

수가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행위료의 상대가치점수당 단가(환산지수)이다.

 

수가를 협상에 의하여 계약으로 정하는 제도는 2000년에 도입되어 15년이 되었다. 초기인 2001년부터 5년간은 제도는 마련되어 있었으나, 협상·계약 당사자 모두 제도를 활용할 의지가 없었다.

이 기간 동안 협상·계약 당사자인 공단과 공급자단체 모임인 요양급여비용협의회는 형식적인 협상 후 이를 결렬시키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결정하는 행태가 반복되었다.

2005년에는 2006년 적용 수가를 계약하여 최초로 수가계약이 성사되었고 이후 두 가지의 변화가 있었다.

하나는 2006년 수가를 계약하면서 2007년 이후의 수가는 요양기관종별로 협상·계약하는 것이었다.

모든 요양기관에 단일수가를 적용한 결과 요양기관의 특성을 반영하는 비용보전의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2008년분 수가부터 현행과 같이 7개 유형별로 별도의 수가를 적용하는 수가계약 방법이 적용 중이다.


두 번째는 수가계약 시점의 변화이다.

기존에는 수가계약 시점이 전년도 12월말까지이었으나, 2014년 수가부터는 이를 전년도 5월말까지로 바꾼 것이다. 12월말까지 계약할 경우 다음 년도의 정부예산이 그전에 정해져 버려 정부가 지원하여야 할 건강보험재정(국고)이 반영되지 못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었다.


첫 번째 변화는 요양기관 특성을 반영하기 위한 것이었고, 두 번째 변화는 보험재정의 확보를 위한 변화이었다.

이러한 변화와 더불어 제도 도입 15년 중 10년간 수가계약이 진행되어 왔으나 협상·계약 과정은 주먹구구식이었다. 수가의 인상을 요구하는 공급자는 요양기관의 경영수지 적자나 의료행위의 원가미달을 주장하여 왔다. 이에 반하여 공단은 수가인상 보다 증가하는 급여비 증가를 우려하여 왔다. 이처럼 서로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수용하지 않는 현상은 10년간 반복되었고, 어떤 기준에 의하여 수가조정률이 정해지는 지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 지속되어왔고, 금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수가 협상에도 게임의 룰이 필요하다"
협상은 당사자들이 특정 쟁점에 대하여 공통의 선인 적정선에 대하여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다.

합의 도출 과정은 당사자 간 “요구하고 수용하기”내지는 “밀고 당기기”의 게임(경기)이다. 게임을 위해서는 게임의 참여자들이 함께 이해하고 지키는 게임의 규칙이 있어야 한다.

수가 협상도 게임의 규칙이 필요하다.

 

수가(환산지수)의 인상 수준을 논의하는 기준, 시점, 활용자료와 사후평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원칙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수가협상은 게임의 규칙이 없을 뿐 아니라 게임에 참여하는 선수(협상단)의 교체도 빈번하다.

건강보험공단의 경우는 인사이동, 공급자의 경우는 집행부의 교체 등으로 새로운 선수들이 참여하기 마련이다.

이처럼 규칙도 없는 상황에서 선수가 자주 교체될 수밖에 없는 게임이 합리적으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활용하고 있는 상대가치와 환산지수의 원조인 미국의 Medicare는 SGR(Sustainable Growth Rate)이라는 기준을 활용하되, 예산 편성과정에서 의회가 조정하는 기전이 있다.

일본도 의회가 개입하여 총액을 정하고, 이를 배분하고 배분결과를 평가하여 다음 연도에 반영하는 방법과 조직이 제도화 되어있다.

대만의 경우도 총액을 정하고 협상하는 기준들이 정해져 있다.

이들 국가는 짧게는 6개월전 길게는 1년전에 다음 연도 수가를 정하는 재정규모를 논의한다.

이 결과에 따라 협상을 하는 경우는 최소 다음 연도 3개월전에 이미 마련된 자료를 근거로 협상을 시작한다.


우리는 게임의 규칙도 없이 협상시한 1개월전 더 정확히는 2주전에 급박하게 협상을 개시한다.

규칙과 자료도 없는 협상은 일방적인 우김과 일방적인 불수용의 반복으로 진행된다.

공급자가 어떤 요구를 하던 공단이 제시하는 수가는 변하지 않는다. 당사자들이 요구거나 제시하는 수가는 객관적이지도 않고 서로 이해하지도 못한다.

이 결과 그간의 수가 협상은 공단이 제시한 수가를 수용하면 협상·계약이었고, 수용하지 않으면 결렬이었다.

어느 당사자의 주장이 정당한 것인 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없었다.

이러한 주먹구구식 우격다짐 수가협상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수가협상이라는 게임의 규칙부터 협상을 시작함이 순서가 아닐까?

수가협상 당사자들의 현명한 판단과 참여 그리고 정부의 합리적인 정책대안 마련을 기대한다.

 

#수가 #건강보험공단 #협상.메디게이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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