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8.21 09:44최종 업데이트 22.08.22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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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말하는 야간근무 수면부족 해법은?

"잠을 2번으로 나눠 자고 생체시계를 야간근무에 맞춰라...우울증·치매·수명단축은 물론 근무 시 오류 발생 막아야"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야간근무로 인한 수면 부족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야간근무 전 생체시계를 미리 야간근무에 맞춰주는 것이 좋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유타 공군 주방위군(Utah Air National Guard)에서 근무하고 있는 응급의학 전문의 로키 제디크(Rocky Jedick) 박사는 최근 본인의 야간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한 피로 관리법을  '응급의학뉴스(Emergency Medicine News)'에 발표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와 같은 일부 직업군은 불가피한 교대근무와 야간근무로 자연히 잠을 희생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면부족과 이로 인한 피로를 해소하는 방법에는 크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많다.

제디크 박사는 인간의 졸음을 조절하는 시스템을 두 가지 측면으로 설명했다. 하나는 모래시계와 유사한 항상성 수면 드라이브 기전이다. 밤에 잠을 충분히 자면 모래시계가 가득 차고, 활동을 하는 낮 동안 모래는 그 즉시 비워지기 시작하면서 졸음은 증가하고 각성은 감소한다.

다른 하나는 24시간 기상-수면 주기를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생화학적 과정을 조절하는 일주기 리듬 기전이다. 이 내부 생체시계는 낮에는 자연스럽게 각성을 유지하고 밤에는 수면을 촉진한다. 이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수면을 취했을 때 동기화돼 밤에 잠을 시작하고 유지하도록 한다.

그러나 야간 근무는 타고난 하루주기 리듬을 방해하기 때문에 신체에 부담을 준다. 한 번 일주기 리듬이 무너지면 낮잠을 자려는 시도조차 어렵고, 결국 수면 부족 증가를 유도한다.
 
제디크 박사는 수면 부족이 단기적인 수행능력 저하와 장기적인 건강 결과 모두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반응 시간이 단축되고 ▲짜증이 나고 ▲유머 감각이 떨어지고 ▲무관심해지고 ▲의사 소통이 어려워지고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야간 근무와 만성적인 수면 부족은 치매, 우울증, 비만 및 수명 감소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우려했다.
 
제디크 박사는 미국 공군에서 비행외과 의사로 근무했을 당시 배운 피로에 대한 접근법과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대근무제로 깨진 일주기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한밤중에 생명을 구하는 치료를 할 것은 점은 예상하지만, 한밤 중 그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는 않는다"며 "개인적으로는 야간근무를 할 때 주어진 시간에 잠이 들 가능성을 유지하도록 일주기 리듬을 움직인다. 이를 통해 긴장감을 유지하고 수행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라고 설명했다.

제디크 박사는 야간근무가 불가피하다면 야간근무를 가끔 한 번만 하거나, 분기별로 한 달에 몰아서 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가끔 한번씩 하는 야간 근무는 일시적인 수면 방해만 겪기 때문에 보다 쉽게 이겨낼 수 있다. 또 일주일 연속으로 야간 근무를 하면 내부 생체시계가 변할 수 있어 차라리 분기별로 한 달 동안 야간 근무를 하는 편이 낫다"고 했다.

제디크 박사는 또 야간 근무 며칠 전부터 내부 생체시계를 야간 근무에 맞춰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밤에 운동하기, 빛 쬐기, 식사 시간 및 잠 자는 시간 늦추기를 통해 일주기 리듬을 움직이는 것이다. 단, 이 기간에도 계속해서 7~8시간의 수면을 취해야 한다.

30~45분 정도로 짧지만 깊게 자는 파워 낮잠(power nap)도 권장된다. 짧은 낮잠은 잠에 든지 1시간이면 시작되는데, 깊고 느린 파동 단계에서 깨어나면서 오는 수면 관성을 피하면서 각성을 회복시킨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낮잠은 2~4시간 동안 각성한 상태로 활동하도록 도움을 준다.

제디크 박사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교대 근무를 하는 한달 동안 잠을 두번으로 나눠 잔다. 교대 근무를 마친 직후 4시간 동안 잠을 자고, 일어난 직후에는 카페인을 피하며 대신 운동을 한다. 다시 교대 근무 5시간 전에 3~4시간을 잠으로써 야간 근무 전 약 8시간 잠을 보충해 활력을 완전히 충전한다”며 “잠을 두 번에 나눠 잘 수 없는 경우, 교대 근무 전 45분의 짧은 낮잠으로 대체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수면 시간을 두 번으로 나눠 정하는 이유는 수면 관성을 피하기 위해서다. 수면 관성 상태는 짧게는 20분, 길게는 1시간 가량 지속되는 졸린 느낌으로 업무를 수행할 때 실수할 확률을 높일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또 제디크 박사는 카페인과 함께 운동 등 몸을 자극할 수 있는 방법을 적절히 활용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두 번째 짧은 잠에서 깨어난 즉시 팔굽혀펴기로 가볍게 운동하고 샤워를 하며, 가장 밝은 조명을 켜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하루 주기 최저점은 오전 2시에서 6시 사이이므로 교대 근무가 끝날때가지 깨어있기 위해 2시~3시 사이에 커피 한 잔을 더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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