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6.20 14:04최종 업데이트 18.06.2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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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근거중심 의료환경 구축해 ‘정밀의학’에 기여”

병원 중심 중앙집중형 정보인프라 환경 관련 법률‧제도 개선 지적

차의과학대 한현욱 교수, 블록체인 의료분야 활용 위한 정책 제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분야에 활용하면 보다 객관적인 근거중심의 의료가 가능해 ‘정밀의학’에 한층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병원 중심으로 데이터가 집중된 인프라 환경과 관련 법률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의과학대 한현욱 교수는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발간한 ‘블록체인 기술의 의료분야 활용현황 및 정책제언’ 전문가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블록체인은 블록(block)과 체인(chain)의 합성어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장부에 거래 내역을 투명하게 기록하고 여러 대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한 교수는 “미래의료의 핵심은 데이터에 기반을 둔 개인 맞춤의료와 예측의료를 실현하는 것이다”라며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료데이터를 언제 어디서나 열람‧유통이 가능한 개방형 생태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블록체인으로 인한 의료 데이터 생태계. 자료=한현우 교수 리포트 재인용

다만 의료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신뢰와 보안이 필요하다. 한 교수는 이같은 의료데이터의 개방과 안전에 대한 양면성을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의료 정보를 효과적으로 기록, 관리할 수 있으면서도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낮출 수 있어 의료 혁신을 현실화 하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2016년 미국 국가건강정보기술국이 진행한 보건의료 분야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적인 사용에 관한 연구에서 블록체인을 의료분야에 활용시 ▲건강정보관리 능력 증대 ▲의료기기‧약물 유통 채널 추적 ▲임상시험의 안전성 향상 ▲개인 의료와 건강정보 보호 강화 ▲의료정보 무결성 확보 및 책임추적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그는 “의료분야는 데이터에 기반을 둔 산업이다. 이에 의료와 생명과학 분야가 그 어떤 분야보다 블록체인 응용 분야에 가장 잘 적용될 수 있는 분야로 논의되고 있다”며 “의료데이터 운영 주체들간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증가를 통해 진료 효율과 보험청구 프로세스가 개선되면 이에 따른 시간과 비용도 감소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 교수는 “더 나아가 경험적 진료 환경이 근거중심의 의료 환경으로 전환돼 정밀의학 실현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의료데이터를 개인에게 돌려줌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환자중심 의료 서비스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의료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응용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모델로 의료데이터 유통, 인공지능, 약물사용, 전자건강기록 개발, 웰니스, 의료비 지불, 생체이식, 신약개발, 의학연구, 개인건강기록, 유전체분석, 원격진료, 정신상담, 임상시험 등을 꼽았다.
 
그러나 블록체인이 의료분야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병원 중심으로 집중돼 있는 데이터 환경과 관련 법률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교수에 따르면 금융산업에서 최초로 활용된 블록체인은 분산형 구조로 모든 거래 참여자가 거래내역을 공증‧관리한다. 반면, 기존 네트워크는 중앙집중형 구조로 공인된 제3자 신뢰기관(은행·정부)의 중앙서버가 개인의 거래 정보를 공증‧관리한다.

즉, 블록체인을 의료분야에 활용한다는 것은 환자(거래참여자)의 개인정보나 진료정보 등 병원에 등록된 의료데이터(거래내역 또는 장부)를 의료기관 종별에 상관없이 의료정보를 공유‧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의료데이터는 각 병원별로 진료정보 등을 직접 보관, 관리하는 중앙집중형 구조이며, 외부 유출이 금지돼 있다.

한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분야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병원 중심의 중앙집중형 정보인프라 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며 “우선 관련 법률과 제도를 개선하는 등 국가 차원의 전략 마련과 합리적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은 데이터 변경이나 폐기가 불가능한데 개인정보보호법과 의료법 등 현행 법률은 일정 보존기간 이후에 정보를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법률 개정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인정보호보호법 제21조 제1항은 ‘개인정보처리자는 보유기간의 경과,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 달성 등 그 개인정보가 불필요하게 되었을 때 지체없이 그 개인정보를 파기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의료법 시행규칙 제15조는 진료기록부‧수술기록 10년, 환자명부‧검사내용과 검사소견기록‧방사선 사진과 소견서‧간호기록부‧조산기록부 5년, 진단서 등의 부본 3년, 처방전은 2년 동안 보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계속적인 진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 1회에 한해 보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으며 보존기간이 경과하기 전에는 해당 정보를 폐기해야 한다.  

한 교수는 국가 차원의 의료분야 블록체인 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코어 플랫폼 기술과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플랫폼 산업임을 감안할 때 블록체인 코어 기술에 대한 투자 없이는 양질의 지적 재산권 확보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다"라며 "의료분야에 적합한 최적의 블록체인 컴퓨터 시스템 구성, 성능 개선 기술 개발과 같은 코어 플랫폼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한 교수는 "의료 분야 블록체인 개발 협의체를 통한 국가 단위 거버넌스도 구축해야 한다"며 "공공 블록체인과 개인‧단체 블록체인과의 통합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을 의료분야에 활용하기에 앞서 데이터를 어떻게 표준화하고 유통시킬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블록체인을 의료분야에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 의료 데이터에 대한 표준화도 고려해야 한다”며 “현재 의료정보 분야에서 표준화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를 충분히 적용한 의료기관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전체 데이터가 임상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서 아직까지 발전단계에 있는 유전체 데이터를 어떻게 표준화시켜 유통시킬지에 관한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의료 분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것이 단순히 의학 연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 유통을 위한 심도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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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란 기자 (mrkwon@medigatenews.com)제약 전문 기자.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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