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5.05.12 05:42최종 업데이트 15.05.14 04:13

제보

진료실 10대 '진상' 환자

"내가 진단할테니 너는 처방만 해!"

"잠깐만요. 나 전화 좀 받고"

지난해를 뜨겁게 달궜던 일명 '땅콩 회항' 사건은 '진상'이란 단어를 사람에게 각인시키고, '손님은 왕이다'라는 구호에 의문을 갖게 했다.
 
다른 서비스에 비해 '고객(환자)이 을이다'라고 여겨지는 병원이지만, 그것도 옛말.
'진상 보존의 법칙' 역시 병원이라는 장소를 피해가진 못한다.


<출처 : Weekly 공감>
 
서비스 공급자들이 본인 맘에 들지 않는 고객을 '진상'이라는 단어로 퉁쳐서 매도하는 감이 없진 않지만, '손님만 왕이다'라고 생각하는 일부 환자들에게 권리 말고 개념도 좀 챙기자는 의미에서 의사들이 황당해 하는 진상 환자와 그 보호자를 정리해 보았다.
 

1. 답정너 환자: 진단은 내가 할게. 너는 처방만 해!!


<출처 : KBS>

5000만 '자칭 의료인'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기세등등한 환자나 보호자의 셀프 진단은 의사를 할 말 없게 만든다.
 
애 둘 키운 부모는 이미 의학적 판단이 소아과 의사 수준.
"아직 항생제 먹을 정도는 아니니까 처방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자신있게 말한다든지, NSAIDs(비스테로이드 소염진통제)를 처방하려는 찰나 "해열제는 빼고, 진통소염제만 넣어 주세요"라는 요구를 한다.

진통소염 효과가 있는 약 대부분이 해열제라는 사실을 알까?
 

2. "잠깐만요. 나 전화 좀 받고"
 
의사가 환자에게 질환과 치료에 관한 장황한 설명을 하던 도중 아무런 양해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는 것 만큼 의사를 허탈하게 만드는 것도 없다.
 
정말 다급한 일 아니면 진료 중 통화는 좀 삼가는 것이 어떨까?
과연 그것이 본인의 건강 얘기를 나누는 것보다 중요한 일인가?

의사가 진료실 안에서 왜 당신의 사생활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전화를 미루든지, 진료를 늦추든지 하나만 선택하세요~~
 

3. 수액은 빨리 떨어져야 제 맛
 
수액은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단순한 소금물도 아니다. 영양공급 목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출혈이 있을 때 혈압을 유지하기 위해 쓰이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용도에 맞게 적절한 약물을 섞어, 적절한 속도로 공급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 수액은 영양제가 아니니 신나게 틀고 나서 숨 차다고 하지 마세요!! (수액이 과하게 들어가면 폐에 물이 차서 숨쉬기가 곤란해진다)
 

4. 내 주치의가 서X대병원 홍길동 박사인데 말이지….
 
많은 의사들은 그분(주치의) 발톱의 때만큼도 안되는 능력을 갖춘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출처 : 국민일보>


5. 처방전도 없으면서 무슨 돈을 받아요?
 
처방전 없이 돈을 받지 않는 곳은 약국이랍니다.
 

6. 점심시간이라고 진료를 안 해요?
 
"의료인도 밥은 좀 먹게 해주는 아량을 베풀어 주기를…"
 

7. 병원 오는 것도 힘든데 6개월 치 약을 한 번에 주면 안돼요? 아니면 3개월이라도...
 
"60년 치를 한꺼번에 달라고 하지 않으셔서 감사합니다."
 

8. 요기 앞에 있는 의사는 싸가지가 없어~!!
 
"제 얘기는 어디에서 하신 건가요?"
 

9. 만성 질환 부모 간병은 첫째 딸이 다 했는데 임종 직전 난리 치는 막내 아들
 
본인의 무관심에 대한 보상심리 때문일까. 평소 병문안 한번 안오던 자식들이 유독 주치의를 찾고, 집요하게 설명을 요구한다고 한다. 
 
"제가 명분만 드리면 되겠습니까?"
 

10. "사보험 청구하게 00질환 진단서에 넣어주세요."

"의사는 있는 사실만 적어 드립니다."
 
 
그 외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시선이 나의 명찰을 향하고 있을 때
 
-외래에서 수액 맞던 환자가 잠이 들어 몸을 뒤집다가 수액줄이 빠지자 진료비 납부를 거부하는 경우
 
-응급실에 친구 문병 왔다가 갑자기 아프다며 드러누운 사람- 고엽제 환자인데 택시비가 없어 병원비 들지 않는 병원에 하루 밤 입원을 선택했다고
 
-"기침약 먹고 안 낫던 감기가 배즙 먹고 나았어요."
 
-속이 좀 안 좋다며 손을 따달라고 조르는 환자
 
-진료 받으러 온 남편과 증상이 같다며 남편 처방전에 2배의 약물을 처방해 달라는 아내
 
등이 있었다.

#진상 # 메디게이트뉴스

김두환 기자 (dhkim@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