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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의학을 선택한 환자, 3개월만에 다시 응급실에…"의사도 괴롭다"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기사입력시간 18.12.07 13:00 | 최종 업데이트 18.12.07 13:00


    #25화. 대체의학을 선택한 대가 

    의사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일까. 치료했던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거나 재발해 응급실에서 환자를 다시 마주할 때를 꼽을 수 있다.

    조울증이라는 병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나 조울증 있어'의 조울증과는 다른 병이다. 이 병은 특이한 특징이 있다. 일정 기간 동안 기분이 들뜨거나 가라 앉는 등의 증상을 반복해서 보인다. 기분이 변한 기간 동안에는 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 기간을 'clear period'라고 한다. 말 그대로 정상처럼 아무런 증상 없이 깨끗하다는 뜻이다.

    이 병의 중요한 또 다른 특징이 있는데, 이는 재발률이다. 환자가 정상으로 돌아오더라도 현재 상태 유지와 예방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5년 이내에 90% 이상 재발한다. 그리고 한번 재발한 환자는 치료를 해도 재발하고 증상은 더 심해지고 재발 주기도 짧아진다.

    즉, 한번 재발을 하느냐 안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데 첫 발병 때 어느 정도 치료를 받고 환자가 정상으로 돌아오면 환자와 보호자는 이 병이 완치됐다고 믿고 싶어진다. 그리고 이 병이 재발할 수 있다는 주치의의 경고를 부정하고 싶어진다. 이 때 이런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를 노리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소위 대체의학, 유사과학 관계자들이다. 

    '독한 양약을 먹으면 바보가 된다' '독한 양약을 끊을 수 있다'는 말은 환자와 보호자에게 구원과 같은 말이다. 그렇게 그 사람들의 꾀임에 넘어가 큰 돈을 들여 성분을 알 수 없는 물을 마시기도 하고, 굿을 하기도 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기도 하고, 관장을 하기도 한다. 모두 작가가 진료실에서 수없이 들었던 사례들이다.

    그리고 이런 환자들은 앞서 말한 대로 90% 이상의 확률로 응급실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이렇게 만난 환자와 보호자의 미래가 예상되는 의사의 마음은 정말 괴롭다. 

    이런 상황은 조울증 뿐만 아니라 당뇨병, 신장 질환, 간 질환 등 거의 모든 만성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들이 경험한다. 

    지난 11월, 영국 '인디펜던트'에 실린 미국 예일대 연구팀 연구에 따르면 대체요법을 선택한 경우 현대의학을 받은 경우보다 사망 위험이 2배 높았고, 훨씬 나쁜 예후를 보였다. 검증되지 않은 중국 약초, 침술, 동종요법, 식이 보조제 등의 방법이 생존할 수 있었던 환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인생을 망가뜨린다는 뜻이다. 

    과학적 검증이라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같은 질환을 가진 환자를 모아서 같은 치료를 하고 결과를 정리하는 게 전부다. 그런 검증을 거쳐 안전성과 효과가 확인되면 의사가 권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대체의학이나 유사과학 관계자들이 이런 간단한 방법조차 시도해보지 않고 가상의 효과를 우기는 건 검증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득을 위해 환자를 기만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만에 시민들뿐만 아니라 정치인들까지 현혹돼 국가적으로 대체의학이 권장되거나 보험 적용까지 이뤄지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입어야 실상을 깨닫게 될까. 아니면 국가가 환자들의 피해에 별 관심이 없는 건 아닐까. 나는 오늘도 진료실에서 현대의학을 거부하고 대체의학이나 유사과학을 선택해 자신의 인생을 바꾸려는 환자를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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